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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봄답사 '기형도와 구로공단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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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4-25 조회수 :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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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 거리두기가 해제된 것을 맞이하여 역사문제연구소에서 오랜만에 봄답사를 기획했습니다. 
이번 답사 주제는 '기형도와 구로공단을 찾아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참고 부탁드리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아래----------------------------------------------

이 읍에 처음 와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안개의 군단은 샛강에서 한 발자국도 이동하지 않는다
출근길에 늦은 여공들은 깔깔거리며 지나가고
긴 어둠에서 풀려나는 검고 무뚝뚝한
나무들 사이로 아이들은 느릿느릿 새어 나오는 것이다.
(1985년 신춘문예 당선작 「안개」, 기형도)


이번 답사는 기형도 시인이 자란 곳이며 문학적 형상의 출발점이었던 안양천과 구로공단이다.
40여년 전 힘겹지만 삶의 활기로 들썩이고 시끌벅적했던 구로공단의 그 많던 공장도 거리도 사라졌다.
기형도가 빈집에서 외로움을 달래면서 열무를 팔러간 어머니를 기다리던 그 논과 밭도 흔적을 찾기 힘들다.
대도시의 일상적 삶을 영위케했던 변두리는 고층빌딩과 아파트 단지로 탈바뀜한지 너무 오래다.
이제 가느다란 흔적을 따라서 지워진, 그래서 더욱 애틋한 그 시절을 여행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