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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통권125호 / 2018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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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11-30 조회수 :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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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개혁개방과 체제전환의 방향을 미리 점쳐본다

포스트사회주의 국가와 자본가의 탄생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최근 북미관계, 남북관계에서 일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북한 개혁개방의 전망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단편적이지만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북한에도 자본가와 비슷한 집단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향후 북한 체제전환의 방향과 관련해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향후 북한 개혁개방에 미칠 영향력과 참조점이라는 측면에서, 각국의 포스트사회주의로의 이행 과정에서 국가와 자본가의 탄생에 대한 분석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일 것이다.

<역사비평>은 그런 문제의식 속에서 포스트사회주의 국가, 자본가의 탄생이라는 특집을 준비하게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들이 처한 국내외적 조건은 매우 다양했지만, 이번 특집은 포스트사회주의로의 전환 과정에서 자본가 탄생의 메커니즘과정, 구조, 주체에 초점을 맞춰서, 최대한 비교사회주의 관점에서 사유화혹은 민영화가 이루어진 방식과 경로, 국가와 자본가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 특집에서 다루는 국가들은 소련, 중국, 동독, 쿠바, 카자흐스탄, 베트남, 그리고 북한 등이다. 겨울호에는 그 1회차로 중국과 쿠바, 카자흐스탄이 다뤄졌다. 각 국가별 집필자는 해당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전문가들로 구성되었다. 아무쪼록 이 특집을 통해 독자들이 북한 개혁개방을 예측하고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역사적 경험으로서 포스트사회주의 국가와 자본가의 탄생문제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돋보기로 들여다본 산업화와 개발의 시대

1950~60년대 한국 경제와 이방인들


겨울호 첫 번째 기획은 1950~60년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친 외국인들에 대한 연구이다.

한봉석은 1940~50년대 미국 대외원조의 현장에 등장한실무형 근대화론자들과 그 대표격인 윌리엄 원을 주목했다. 이들은 저개발국에서 산업개발이 아닌 보건위생, 교육, 농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우선시하고, 삶의 질 유지를 우선시하는 낮은 수준의 근대화를 중요한 원조의 목표로 삼는 이들이었다. 결론적으로 1950년대 미국의 대한 원조 정책은 저개발국인 한국에 적합한 형태의 개발원조가 아니라 여전히 전후복구적 성격이 강했다. 이동원은 전쟁영웅의 이면, 밴 플리트의 대한 민간투자 유치 활동을 소개했다. 밴 플리트는 한국전쟁기 미 제8군 사령관으로서 한국군의 아버지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얻었으며, 이승만 정부의 북진과 한국군 증강에 동조하고 박정희의 5·16 쿠데타를 지지하는 등 미국에 맞서는 친한파 미국인으로서 권력 최상층부의 신뢰를 얻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민간자본 투자를 중개했다. 이는 미국의 대한정책 기조와 민간기업의 이윤 추구, 밴 플리트의 사적 이해, 그리고 국외 민간투자 유치를 필요로 했던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모두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대한 민간자본 투자의 경제성과 안전성 문제, 밴 플리트의 투자 중개인으로서의 한계로 인해 그러한 민간투자 유치는 대부분 실패하고 말았다. 이정은은 1950년대~1970년대의 한국 자본주의의 성장 과정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국제 무역상 아이젠버그의 한국 내 활동을 살펴보았다. 아이젠버그는 대외 무역이 제한적이었던 1950년대 한국에 중개 무역업자로 진출한 뒤 미국의 대한원조 감소와 더불어 차관 도입이 개시되는 1960년대부터 한국이 세계 경제 질서에 미숙했던 초기 조건에서 반사 이익을 얻으며 대표적 차관 중개업자로 부상했다. 한국의 외자도입 조건이 호전된 이후에는 한국으로의 직접투자는 물론, 현금(외화) 차관 등 새로운 외자 형태를 앞장서서 들여왔다. 그러나 아이젠버그는 한국 경제에서 큰 비중만큼 논란도 많았던 인물이다. 그의 외자도입 사업은 과도한 차관 수수료, 부실건설, 불법 정치자금 의혹 등에 끊임없이 휘말렸다. 특히 박정희 정부와는 광범위한 불법적 결탁을 의심받았다. 정책혁신의 성과로 설명되기 쉬운 당시 고성장에는 이러한 노골적이고 불법적인 이해 추구가 맞물려 있었고, 이는 공식경제를 떠받치는 또 다른 한 축이었다.

 

 

 

여말선초 연구를 새로운 논쟁의 공간으로

조선 건국과 왕조교체 시기에 대한 또 다른 관점

 

두 번째 기획은 <역사비평>이 지난 1년간 지속해왔던 여말선초 시기 왕조교체의 성격을 다룬 기획연재에 대한 반론, 혹은 또 다른 입장을 묶어낸 것이다. 장지연은 왕조 교체를 통해 연속과 변화를 다루는 데 연구방법론상 주의해야 할 점들을 꼽았다. 첫째, 사상-사회경제적 기반-국가 지향 등은 일원적으로 연동하지 않기 때문에 시기 구분을 염두에 둔 분석을 위해서는 이론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 둘째, 변화와 연속을 판단하기 위해 정책의 의도와 결과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점, 셋째 모든 사안이 이전 시기 경험의 축적과 연속성 위에서 일어나지만 그 질적 변화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이다. 왕조교체의 연속성과 변화에 대한 연구들은 여전히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연구방법론상의 섬세함과 이론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도현철은 성리학 수용을 둘러싼 조선 건국의 의미를 유교 본래의 문제의식과 그 성찰에 기반한 문치 사회를 구현하려 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았다. 고려 후기에 성리학은 처음 인성 윤리론으로 수용되었고 점차 사회변동이 심화되면서 성리학의 제도론이 제시되었다. 조선 건국 후에는 고려 말에 제시된 개혁론을 현실화하기 위하여 성리학의 제도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유교의 이론적 철학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로써 유교의 사회화와 제도화가 진전되고, 문치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차례


책머리에 · 개혁을 늦춰서는 안 된다 / 박태균

[특집] 포스트사회주의 국가와 자본가의 탄생

· 개혁기 중국 지방국가와 자본가의 탄생산시성 메이라오반의 사례 / 박철현

· 쿠바의 민간 자영업과 체제변화 / 김기현

· 카자흐스탄 자본가계급의 출현 / 정재원

[기획 1] 1950~1960년대 한국 경제와 이방인들

· 미국 대한 원조와 윌리엄 원실무형 근대화론자로서 활동과 그 의미 / 한봉석

· ‘전쟁영웅의 이면, 밴 플리트의 대한 민간투자 유치 활동 / 이동원

· ‘공식경제의 이면한국과 세계의 접속자, 아이젠버그 / 이정은

[기획 2] “조선 건국 다시보기기획에 대한 반론

· 고려 말 조선 초 수도의 이전과 건설연속과 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 장지연

· 여말선초 성리학의 수용과 문치 확대 / 도현철

역비논단 · 무류(無謬)를 지향한 이념의 명암송시열, 이승만, 김일성이 제창한 이념의 비교 / 이경구

· 번역과 출판으로 본 북한의 마르크스레닌주의 수용노동당을 중심으로 / 김선호

· 대학과 도시재생필라델피아 대학도시(University City)’의 사례 / 박진빈

서평 · 내선결혼, 정책/담론과 개인들의 운명 ―『동화와 배제』(이정선, 역사비평사, 2017) / 서호철

· 우공이산의 역작, 1920년대를 다시 묻다 ―『아베 미치이에-사이토 마코토 왕복 서한집』(이형식 편저, 아연출판부, 2018) / 장신

· 한반도의 이란성 쌍둥이 동유럽, 그 침탈과 모순의 역사 ―『동유럽 근현대사제국지배에서 민족국가로』(오승은, 책과함께, 2018) / 김지영

독자투고 · ‘사이비역사학식민사학에 대하여테이 정, 「사이비사학비판을 비판한다」에 대한 논평 / 안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