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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제연구』 39호 (2018년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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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5-30 조회수 :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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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미투(Me Too)’ 2018 1분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말들 하나이다. ‘미투라는 표현은 2006 미국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성폭력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서는 성폭력 경험에 대한 사회적 공유와 공감의 경험이 중요함을 이야기한 것에서 출발하였고, 2017 10월에 이르러 SNS 통해 성폭력 고발 캠페인(#Me Too) 시작되었다(장임다혜, 「한국 사회 뒤흔드는 미투 운동」, 『이코노미스트』 1430). 한국에서는 2018 1 서지현 검사가 언론에 안태근 검사장의 성추행과 인사 보복 등을 폭로한 것에서 미투 운동에 대한 관심이 촉발되었다. 이후 시인 고은,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이윤택 관련 업계의원로로서 사회 각층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이들이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 비상식적인 성폭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해왔으며, 주변인들이 행위를 묵인하거나 방조함으로써 피해를 가중시켰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이후 2018 한국의 미투 운동은 주로 피해자들이 그동안 조직 내에서 문제제기할 없었거나 해결할 없었던 경험들을 사회적으로 폭로하는 형태로 이루어졌고, 문화예술계, 정치계, 종교계, 학계 사회 영역으로 일파만파 파급되었다. 전쟁 중에 자행되는 성범죄를 국제적인 이슈로 만들어낸일본군위안부할머니들의 증언, 한국에서 성희롱의 법제화를 이끌어낸 1993 서울대 조교의 고발, 2003년부터 시작된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 2016 ‘#문단_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의 형태로 촉발된 분야의 경험 공유 등등, 생존자들은 끊임없이 성폭력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으로 해결되어야 문제임을 피력해왔다. 그리고위드유(#With You)’ 운동처럼 그에 공감하고 연대하려는 사람들도 증가하면서 서로 공명하며 사회 구조·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른바촛불혁명 단순히 정권의 교체로 끝나서는 되며,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있는 다양한 적폐들을 청산하고 진정한 사회 민주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지향에 비추어 매우 긍정적인 흐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서지현 검사의 고발을 계기로 꾸려진 검찰의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피해회복 조사단 정작 안태근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계열의 안희정 충남지사, 정봉주 국회의원도 미투 운동의 대상이 되면서 지지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는데, 그에 앞서 팟캐스트나는 꼼수다등으로 유명세를 얻은 언론인 김어준은 보수 진영이 미투 운동을 문재인 정부와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는 활용할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정봉주는 성추행 의혹을 받자 피해자 진술의팩트 문제 삼으며 버티다가, 스스로 자신의 기억과는 다른팩트 인정해야만 했다. 그런가하면 미투 운동에 대한 공감도와 지지도가 80% 넘는 가운데서도, 특히 20~30 남성들은 미투 운동이 남녀 대결 구도로 흘러가며 남성들이 잠정적인 범죄자로 취급받는 같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20 남성, 미투가 남녀대결로 흐른다고 봐」, 『동아일보』 2018. 4. 27.). 이는 성폭력이 일어날 소지를 없애겠다며 여성과의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펜스 도입으로 이어지면서, 여성의 사회 활동과 의견 제시 기회를 제거하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다. 이처럼 새롭게 부활한 페미니즘의 물결 속에서, 법제도의 한계, 진영 대립과 조직 보위의 논리, 성별 이분법과 남녀 대결의 인식 구도 해묵은 반발 역시 새로움의 외피를 쓰고 반복되고 있다. 앞으로 반발들을 어떻게 뚫고 나갈지에 따라 미투 운동의 성과도 달라질 것이다.

 

역사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도 최근 사이에 연구소 내부의 자정 능력 강화, 페미니즘 관련 이슈의 제기 연구의 증진 등에 힘을 기울여왔다. 이번 『역사문제연구』 39호는 그간의 노력들을 특집, 저작비평회, 서평 다양한 통로를 통해서 풍성하게 담아내고 있다.

 

먼저, 특집혁명의 젠더, 젠더의 혁명에는 역사문제연구소의 2017 정기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원고들을 수록하였다. 심포지엄은 2017년이 1987 6 항쟁 30주년 1917 러시아혁명 100주년인 동시에, ‘촛불혁명 통해 한국에서 정권교체를 실현한 때임에 착목하여혁명 주제로 선정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혁명의 의의를 혁명의 완수/종결에서 찾지 않고, 이후에 촉발되는 많은 갈등과 쟁투에 주목하면서, 한국과 동아시아의 혁명 가운데 젠더가 어떻게 실천·재현되었는지, 그를 통해 젠더 혁명이 어떻게 지속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필자들의 사정상 7 3편의 논문들만 특집으로 수록되었지만, 글들에도 심포지엄의 문제의식은 관통하고 있다. 먼저 김도민의 1950년대 세계 민족해방운동에 대한 남한에서의 젠더적 재현 양상」은 1950년대 남한에서는 당시 전세계적인 약소민족 해방운동 가운데반공의거였던 헝가리혁명만 집중 소개하는 한편, 신문 기사와 문학 작품들에서 혁명에 참여한 여성들을 연약하고 수동적인 소녀나 부녀로 재현했음을 지적하였다. ‘냉전젠더라는 문법이 구성해낸 1950년대 혁명 이미지가 문학 작품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승됨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어서 김대현은 1950~60년대 유흥업 현장과 유흥업소 종업원에 대한 낙인」에서, 한때혁명이라고도 불린 5·16 군사쿠데타를 전후한 시기에, 광범위한 불법 영업을 관행으로 하는 형태로 유흥업이 재편되었으며 유흥업소 종업원들에게는윤락이라는 낙인이 찍혔음을 다루었다. 일반 여성과 성판매 여성, 규범적 성애·성별 실천과 비규범적 성애·성별 실천을 구별하고, 후자를 비정상적·비윤리적인 것으로 비난·희화화하는 낙인의근대화 비판한 것이다. 아울러 장미현은 1980년대 여성노동자들의혁명적노동운동 경험과 인식」에서, 1980년대를 남성 대학생과 중공업 남성노동자들의 시대로 기억하면서사라진여성노동자들의혁명적 노동운동 인식과 경험들을 역사의 전면에 부각시켰다. 혁명의 다층성을 드러내려는 시도였다. 보다 자세한 심포지엄과 특집의 문제의식은 특집 앞에 수록된소개글 참고하기 바란다.

 

저작비평회에서는 한민주의 『해부대 위의 여자들』(서강대 출판부, 2017) 단상에 올렸다. 책은 객관적·합리적인 근대지식의 대표격인 과학이 실은 대중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학문이라는 시각에서 출발해, 일제시기 상업광고나 예술작품에서 반복된 과학적 이미지들을 통해 근대과학이 젠더를 생산하고 여성을 통제하는 기술이 되었음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서과학 개념, 근대 지식권력과 제국주의 가부장제의 상호관계, 근현대를 관통하는여성혐오 역사화하기 위한 서술 전략 , 다양한 화두들이 논의되었다. 시간 관계상 보다 깊이 있는 토론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쉽지만, 성실한 연구자와 진지한 분의 토론자 덕에 논의의 단초를 있었다.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금 감사드린다.

 

이정선은 2017 출간된 권의 페미니즘 서적을 서평으로 묶어냈다. 『페미니스트 모먼트』(권김현영 , 그린비, 2017) 『그런 남자는 없다』(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 , 오월의봄, 2017) 그것이다. 책은 모두정체성의 정치’, ‘차이의 정치 표방하며 1990년대 후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이른바영페미니스트들의 문제의식이 일궈낸 학문적·실천적 성과들이라고 있다. 서평에서는 특히 다양한 여성들/여성성, 남성들/남성성에 착목한 연구임에 의미 부여하는 한편, 여성운동() 자기 역사쓰기, 젠더의 구성·변천 과정에 대한 역사적 접근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역사학계에서도 젠더사, 젠더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였다.

 

한편 『역사문제연구』 39호에는 편집위원회의 기획 하에유사역사학의 계보와 위서 주제로 편의 논문을 실었다. 이는 최근 사회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소위유사역사학’, ‘사이비역사학역시 다양한 갈래로 구성되어 있음을 인식하면서, 갈래들이 형성된 역사적 계보를 분명히 함으로써 논박해야 대상과 논박의 지점을 보다 정교하게 하려는 시도이다. 정욱재는 「단군 인식의 계보와 대종교」에서, 대종교 2 도사교가 되는 김교헌이 대한제국기부터 일제시기까지 편찬에 관여한 가지 문헌에 등장하는 단군 인식의 변화를 추적하였다. 이를 통해 대종교가 단군을 한민족의 정신적 연원으로 상정하고 신격화하려는 종교적 목적을 앞세워 조작의 혐의가 있는 자료들을 상당수 수용했지만, 『규원사화』, 『단기고사』, 『환단고기』 이른바 3 위서와 같이 황당무계한 역사서술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장신은 「유교청년 이유립과 『환단고기』」에서, 『환단고기』를 최초로 공개한 이유립의 일제시기 행적을 꼼꼼하게 추적하였다. 1980년대 이유립의 생애는 조작과 왜곡, 은폐로 재구성된 것이었으며, 『환단고기』 전승의 신화도 그와 함께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문영은 1960~1970년대 유사역사학의 식민사학 프레임 창조와 확산」에서, 유사역사학이 스스로를잊혀진 역사’, ‘숨겨진 역사 표방하는 한편 역사학계의 통설을식민사학으로 매도하는 프레임의 계보를 추적하였다. 역설적이게도 실은 유사역사학이야말로 일제의 주장을 계승한 식민사학이었다는 것이다. 논쟁적이고 쉽지 않은 주제에 천착해주신 선생님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일반 연구논문으로는 2편의 글이 실렸다. 박성준의 「통감부시기 황실재정정리기구의 궁방전 導掌 정리와 도장권에 대한 인식」, 윤덕영의 1920년대 초반 협동조합운동론의 형성과 특징」이다. 한국 근현대사 연구에 깊이를 더하는 논문들이지만, 지면 관계상 내용 소개는 생략한다.

 

편집위원장을 맡고나서 처음 『역사문제연구』 39호를 책임지면서 예상치 못했던 우여곡절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이번 호도 알차게 구성해서 무사히 간행할 있었다. 다만 수록된 일반 연구논문이 적은 데는 아쉬움이 남는다. 『역사문제연구』 수록 논문이 학문적·사회적으로 보다 의미 있는 글이기를 바라며 심사를 엄정히 하기는 하지만, 한국 근현대사의 다양한 역사 문제들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가급적 많은 연구들을 수록하고 싶기도 하다. 역사문제연구소 안팎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하고 부탁드린다. (이정선)

 

 

 

 

특집/ 혁명의 젠더, 젠더의 혁명

 

1950년대 세계 민족해방운동에 대한 남한에서의 젠더적 재현 양상/김도민

 

1950-60년대 유흥업 현장과 유흥업소 종업원에 대한 낙인/김대현

 

1980년대 여성 노동자들의 '혁명적' 노동운동 경험과 인식-순영언니들의 고통과 용기/장미현

 

기획/유사역사학의 계보와 위서

 

단군 인식의 계보와 대종교-증보문헌비고단기고사신단실기 중심으로/정욱재

 

유교청년 이유립과 '환단고기'/장신

 

1960~1970년대 유사역사학의 식민사학 프레임 창조와 확산/이문영

 

저작비평회

 

근대 과학문화의 젠더정치학

 

한민주『해부대 위의 여자들-근대 여성과 과학문화사』(서강대 출판부, 2017)

 

연구논문

 

통감부시기 황실재정정리기구의 궁방전 도장(導掌) 정리와 도장권에 대한 인식/박성준

 

1920년대 초반 협동조합운동론의 형성과 특징-동아일보에서의 논의를 중심으로/윤덕영

 

서평

 

그런 페미니스트/남자는 없다!/이정선

 

-권김현영 『페미니스트 모먼트』(그린비, 2017)

 

-연세대 젠더연구소 『그런 남자는 없다』(오월의봄, 2017)